본문 바로가기
조리와 과학

조리와 과학 - 전분

by 슈에닝 2022. 6. 22.

 전분은 식물체의 저장물질이다. 식물체의 종류에 따라 전분의 입자 크기나 모양에 차이가 나타나는데, 이는 전분의 조리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된다. 전분은 곡류와 감자로의 주된 성분이며 포도당이 수천개에서 수만가지로 결합한 다당류로 불린다. 전분은 식물의 종류에 따라서 각각 분자의 구성에 차이가 나타나며 그 형태와 크기도 다르다. 아밀로오스와 아밀로펙틴이 대부분의 전분 구성이다. 예를 들어 찹쌀은 75~80%의 아밀로텐이 함유되어 있고, 멥쌀은 20~25%의 아밀로오스가 함유되어서 각각의 물질을 구성하고 있다. 전분의 모양은 타원형, 원형 등등 갖가지 모양을 지니고 있으며, 대체로 감자류가 곡류보다 더 큰 전분 입자를 구성하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호화되기가 더 수월하다. 전분의 주 구성은 결정 부분과 비결정 부분으로 결합이 되어 있다. 비결정 부분은 결정 부분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엉성하게 결합하여 있으면서도 분자 배열이 균일한 규칙성을 지니는데 이런 구조를 미셸이라고 부른다. 미셸은 콜로이드용액에서 분자의 집합체이다. 반대로 결정 부분은 비결정 부분에 비해 분자의 결합이 촘촘하게 구성되어 있다. 전분 분자는 가열 시 엉키는 성질이 있는 아밀로오스와 끈적한 끈기를 지니는 아밀로펙틴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밀로오스는 알파 포도당이 직선 모양으로 연결된 알파-1 결합으로 나선형을 만들고 있고, 아밀로펙틴은 직선 모양의 알파-1 결합에 알파-1 결합으로 인하여 여러 가지를 둔 가지 상을 이룬다.
 전분 입자는 결정 부분과 비결정 부분이 아주 많은 수소결합을 통해서 빈틈없이 촘촘한 상태의 미셸 구조를 만들게 된다. 생전분은 차가운 물에 녹지 않고 소화효소의 작용에 영향을 받기 어려우며 비중이 1.55~1.65로 규모가 커서 물에 쉬이 가라앉으며 베타전분이라고 불린다. 호화는 분자 간 수소 결합이 외부의 열에 의해 쉽게 끊어지면서 생전분의 규칙적인 배열상태인 미셸 구조가 균일성을 잃고 흩어지면서 미셸 내부에 생긴 틈 사이에 수분 분자가 스며들어 가서 아주 생동감 넘치게 움직여서 생긴다. 생전분에 물을 넣고 가열하면 흡수와 팽윤이 천천히 진행되고 온도가 점점 더 올라가면 전분 용액의 점질과 투명도가 더 높아지면서 반투명의 콜로이드 즉 용액의 상태가 된다. 이때 60~70도 정도가 되면 전분 입자가 급격하게 팽윤 되는 것이다. 호화에 큰 영향을 주는 것들에는 수침 시간과 가열온도 그리고 젓는 정도와 전분의 종류, 전분 입자의 크기 등이 있겠다. 
 전분 입자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쉽게 호화가 된다. 따라서 감자나 고구마 같은 감자류 구황작물은 곡류의 입자보다는 비교적 입자가 크기 때문에 호화되기가 쉽다. 아밀로오스는 아밀로펙틴보다 호화가 쉬운 편이기 때문에 대체로 끈기가 강한 찹쌀을 이용한 음식의 종류가 조린 시간이 길게 된다. 가열하기 전에 전분을 물에 불리게 되면 호화가 되기 수월한 편이며 균일한 크기로 인해 질감 또한 균일해지기 쉬우며, 가열온도가 높을수록 조금 더 짧은 시간에 호화가 되기 쉽다. 전분에 설탕을 첨가하게 되면 호화에 방해가 되어서 호화가 되기 어렵다. 따라서 탕수육 같은 적당한 단맛과 신맛을 주면서 끈끈한 점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분을 먼저 호화시킨 후에 설탕과 식초를 넣어야 맛있는 탕수육 소스류가 안정적으로 완성된다. 단, 가열하면서 넣어야 한다. 지방은 전분의 소화를 지연시키는데 이는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고 오히려 코팅될 수 있기 때문인데 점도가 높아지는 것 또한 방해한다. 전분에 산을 투입하면 가수분해가 이루어져서 끈끈한 점성이 낮아지는 특성으로 인해 호화가 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전분에 산을 넣어서 소스류를 만들 때는 앞서 말한 탕수육 소스처럼 전분을 먼저 호화시킨 후에 산을 투입하는 것이 좋다. 죽을 끓일 때나 김장할 때 쓰이는 풀을 쑬 때 점성을 오래 유지하기 위하여 호화 초반에는 골고루 잘 휘저어 주어야 하지만 그 이후에는 지나치게 오래 저어 주지 않도록 주의 해야 하는데 이 이유는 전분의 균등한 콜로이드 용역을 만들기 위해서는 호화가 시작되는 초입에 골고루 저어 주어야 하지만, 장시간 지나치게 오래 저어주면 전분의 입자가 부풀어서 파괴되면서 점성이 점점 낮아지게 된다. 전분의 노화가 일어나면 자연스레 품질이 떨어지면서 맛이 없어지고 소화가 되기도 힘들어 소화작용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호화된 전분을 공기 중에 노출해서 오래 방치해두면 불투명하면서도 흩어지기 쉬웠던 미셸 구조가 규칙적으로 재배열 되면서 생전분의 구조와 같은 구성으로 변화하게 되는데 이를 바로 노화라고 일컫는다. 
 호화용액의 수분 구성을 약 70% 이상 또는 20% 이하로 오랫동안 지키면서 유지하면 노화를 막을 수 있는데 특히 60도 이상의 온도에서는 노화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기밥솥이나 밥을 보관하는 보온 역할을 하는 전자 기구들의 온도를 대략 60~70도로 유지해서 노화를 방지할 수 있다. 전분에 지방을 넣으면 지방이 수소결합을 막기 때문에 노화가 자연스레 방지된다. 다이글리세라이드나 모노글리세라이드 같은 유화제를 전분 교질 용액에 투입하면 전분의 안정감이 높아지면서 노화도 방지된다. 전분류의 노화를 방지하는 또 하나의 방안으로는 전분류를 0도 이하로 냉동시켜서 급속 탈수를 하면 수분함량이 15% 이하로 낮아지도록 조정하면 노화를 막을 수 있는데 시중에 판매하는 냉동 건 조미는 이런 원리를 통한 것이다. 설탕은 수분을 흡수하는 특징이 강한데 이를 이용하여 호화된 전분에 설탕을 넣어서 흡습 작용을 높이면 노화가 방지되기도 한다.

 

 

 

 

자료출처- 송태희 외,이해하기 쉬운 조리과학, 교문사

 

댓글